로기완 (My Name is Loh Kiwan, 2024) 리뷰 / 송중기면 다되는 줄 아나....

2024. 3. 18. 12:10내가본 영화/못쓰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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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기완 (My Name is Loh Kiwan, 2024) 리뷰

들어오는 행복을 걷어차는 멍청한 커플들

소설 원작이라고?

 

3월 1일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을 한 뒤로 3월 18일까지 한국영화 부분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로기완>. 뭐 계속 떠있다 보니 궁금해서 어제저녁 마누라랑 쟁반짜장을 먹으면서 영화를 봤다.

 

러닝타임이 무려 131분에 달하는 무지하게 긴 영화다. 보는 도중 짜장은 다 먹었고, 돌려놓은 빨래가 다 건조되어 빨래까지 개면서 봤는데도 안 끝났다.ㅋㅋ

 

영화는 정말로 무색무취 그 자체다. 연출도 그닥 연기도 그닥 그냥 그닥영화다. 넷플릭스에서만 개봉한 게 다행이다. 극장개봉이었다면 아휴~ 그리고 이 번 일로 확실히 느꼈다. 'ONLY ON NETFLIX'는 안 보는 게 답이다!

 

뭐 아무튼 자세한 애긴 밑에서 마저 하고 찾아보니 영화의 원작은 2011년에 출판한 <로기완을 만났다>란 장편소설이 원작이고 이 소설은 <2013 신동엽문학상>을 탄 작품이라고 한다. 아니 그렇다면 이미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단 애긴데... 뭐 이런 노잼 영화가....

 

책을 사서 볼 수는 없으니 책 소개를 봐봤다.

 

'로기완'은 함경북도 온성 제7작업반에서 태어나 자랐고 생존을 위해 홀로 이역만리 벨기에로 밀입국한 청년이다. 탈북인 로기완과 그의 행적을 추적하는 작가 '나'의 이야기가 벨기에 브뤼쎌의 생생한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삶의 근원적인 슬픔을 말하는 동시에 연민과 유대를 통한 희망을 역설하는 작품.

 

ㅇ?? 뭐가 이상하다. 소설이 말하고자 했던 것과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게 다르다. 아마도 감독이 각색을 한 게 아닌가 싶은데, 안타깝지만 작전 실패다. 차라리 소설에서 처럼 탈북인 로기완의 삶의 근원적인 슬픔 그리고 연민과 유대를 통한 희망에만 집중하여 영화를 찍었어야 했다.

 


그러니까 이게 장르가 (누아르+로맨스) x 드라마인 거지?

영화 초반엔 영화는 탈북인 로기완의 불쌍함을 뛰어넘은 지옥 같은 삶을 보여준다. 누구에도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 약간 루즈하게 질질 끄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래도 로기완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다.

 

'와 설마 여기서 더 최악이 있겠어?'

 

라는 생각이 들 때쯤이면 주인공을 더더욱 벼랑 끝으로 몰아 붙인다. 이런 영화들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론 해피한 결말보단 배드한 결말을 선호하다 보니, 마지막 결말은 주인공이 그 벼랑에서 떨어지는 결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봤다.

인생은 고통이야~

근데 갑자기 여주인공이 등장하면서 암울한 누아르물이.... 로맨스물이 되어 버린다.


아니 뭐 이런 리코타치즈 김치전이 있다냐...

 

김치전에 치즈를 뿌려먹으면 얼마나 맛있는가? 바삭바삭한 김치전에 쫙 늘어나는 치즈 환상의 궁합이다. 누아르와 로맨스의 궁합도 그렇다. 누아르란 김치전 위에 멜로라는 모차렐라 치즈를 솔솔 뿌리면 아주 맛있는 영화가 될 수 있다. 문젠 이 영화는 잘 만든 김치전 위에 리코타치즈를 올려버린 거다...

 

(안 먹어 봐서 모르는데 설마 맛있지는 않겠지?)

 

리코타치즈역에 여주인공은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사연이 많은 캐릭터다. 엄마는 죽고 아빠랑 사이도 안 좋고 뽕을 빨다 보니 주변에 죄다 질 나쁜 놈년들이다. 한마디로 지 꼴린 대로 살아가는 주인공이다.

 

지 꼴린 대로 살아가는 여주가 사는 게 고통인 남주를 이해한다? 혹은 공감한다?? 물론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왜 이 둘이 갑자기 이렇게까지 서로를 사랑하고 좋아하고 공감하는지에 대해 확실한 전달을 해주지 못한다.

 

상처로 가득한 두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물을 만들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그 부분은 실패한 영화다.

 

그렇다면 누아르적 요소는 잘 보여줬을까?

 

그것도 중간에 여주가 등장하면서부터 누아르와 드라마가 5:5 정도였다면, 2:8 정도로 기울게 되면서 사실한 각종 신파와 감정호소가 난무하는 영화로 변질되고 만다. 특히나 겨우겨우 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민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재판 중에 감정적인 판단으로 재판장을 뛰쳐나가는 장면에서는 한탄이 나왔다.

사랑하는 여자를 구하기 위해 내 삶의 안정을 포기한다라는 것은 너무도 멋진 일이다.

 

그러나 남주의 행동이 타당성을 가지기 위해선 분명 그전에 충분한 설명이 필요한데, 그런 설명이 너무도 중구난방이었다 보니 제대로 된 메시지 전달이 될 턱이 없었다.

 

함께 보던 마누라가 이런 말을 했다. "아니, 저기서 뛰쳐나가면 안 되지!! 저 중요한 재판 중에 왜 나가냐고!!" 참고로 우리 마누라는 아주 감정적인 사람이다.

 

나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다. '섹스 한 번 했다고 이렇게까지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아침해가 빛나는~~ 통키 결말

 

 

이런저런 일이 있다가 결말은 결국 남녀주인공이 아침해가 빛나는 끝이 없는 바닷가 앞에서 뜨거운 재회의 포옹과 함께 끝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무슨 쌍팔년도 엔딩도 아니고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웃었던 구간이다.

 

고의든 아니든 사람에게 총을 쐈고 범죄조직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여주는 어느 바닷가에서 행복하게 알바를 하고 있고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힘들게 고생해서 벨기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된 남주는 이 모든 걸 내려두고 여주랑 섹 x를 하기 위해 여주를 찾아간 결말이라.....

 

이게 정말 최선이었을까? 하는 의문이다.

 

아!!! 맞다!! 송중기는 전직 마피아 조직의 변호사이자 일원이었던 <빈센조>였다!!!

 

그러니까 이게 이렇게 끝날 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 여주를 쫒는 범죄조직을 싹슬이하고 여주 앞에 선다라!!! 역씌 마피아!!

 

넷플릭스는 한국이란 시장을 너무 쉽게 보는 것 같다. 일전에 <황야>도 그냥 막 싸질르면 되는 줄 아나? 물론 <로기완>이 개봉하고 지금 이 글을 적는 24년 3월 18일까지 여전히 <로기완>은 넷플 한국영화 부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식의 똥작들을 계속해서 찍어낸다면 분명 언젠가는 한국관객들이 외면하는 사태가 발생할 거다.

 

정신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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